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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칭찬을 주저하는 경우 역시 참으로 많다. 우리는 왜 칭찬에 인색한 것일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나의 칭찬이 아첨이나 사탕발림으로 오해받을 까 봐 조심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걱정으로 칭찬에 주저할 필요는 없음을 보여주는 종합적인 연구가 최근 발표돼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쉬안 자오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이 그 주인공이다. 연구진은 자신의 지인과 함께 실험에 참가했다. 여기서 지인이란 10년 정도 서로를 알고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한쪽 사람에게 자신의 파트너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은 상대방에 대한 장점, 즉 칭찬을 세 가지 작성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칭찬에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이 좋을지(혹은 어색하거나 민망해할지)를 예측해 보게 했다. 그리고 그 칭찬을 받은 상대방에게는 자신이 받은 칭찬에 어떤 감정을 어느 정도로 느꼈나 물었다. 이렇게 칭찬을 하는 쪽이 상대방에 대한 예상과 받는 당사자의 실제 감정을 비교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칭찬의 결과를 어느 정도 정확히 예측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연구 결과, 가장 중요한 점은 칭찬을 하는 사람은 거의 언제나 자신이 한 그 칭찬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기분이 좋을지에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칭찬 받는 사람이 쑥스러워하거나 민망해할 것에 대해서는 반대로 과대평가했다. 그리고 이 두 경향성은 칭찬에 유난히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칭찬이 아닌 상대방의 일반적인 특징을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과소나 과대 없이 상대적으로 더 정확하게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칭찬을 받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표현된 감정에 가장 초점을 맞출 뿐 그 칭찬이 얼마나 잘 표현되었는가, 즉 말에 맵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더욱 재미있는 실험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에게 주위의 가까운 특정인을 선정하게 한 후 그 인물에 대한 칭찬을 '따뜻함'에 중심을 두고 작성하도록 했다.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정확하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칭찬을 작성하도록 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작성한 칭찬을 실제로 그 사람에게 전달할 의향이 얼마나 되는가를 물었더니, 따뜻함에 중점을 두고 작성한 사람들이 훨씬 더 강하게 전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작성하고 보니 더 좋은 칭찬은 결국 따뜻한 것이라는 셈이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할 기회를 매우 빈번하게 놓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나의 칭찬이 그 사람에게 주는 좋은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며, 둘째, 나의 칭찬이 세련되거나 정확하지 않아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오해를 받을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걱정은 우리 생각보다는 훨씬 작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칭찬할 마음이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표현해야 한다. 그 표현이 어눌하고 서투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